2010년 7월 1일 목요일

혼돈, 질서, 금융

이 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에 박재희 휴넷&박재희 동양고전연구소장님의 '때론 혼돈속에 답이 있다'라는 글을 읽고 떠오른 점을 적은 것이다.

"장자의 응제왕 편에도 혼돈의 이야기가 나온다... 장자에 나오는 혼돈이란 존재는 그야말로 구멍도 질서도 없는 존재였다. 그런데 두 신은 인간처럼 7개의 구멍을 뚫어 혼돈에게 선물하려다가 결국 혼돈을 죽게 만들었다. 이 이야기는 인위와 질서보다 어쩌면 무질서와 모호성에서 더 큰 생명력을 찾을 수 있다는 장자의 역설의 철학을 보여준다. 잘 정리되고 짜인 인생의 길보다 무질서하지만 그 속에서 더 큰 자유와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."

금융시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파생상품 평가 모델은 통계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. 이 모델의 가장 큰 가정은 주가 등 이익 요소들이 랜덤하게, 즉 무질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.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. 사람은 질서가 없으면 불안해하고, 이 때문에 질서를 만든다. 그래서 과거의 데이타를 보고 어떤 질서를 적용하여 내일을 예측하려 한다. 때문에 '오늘 올랐으니 내일은 내리겠지?', '오늘 올랐으니 내일은 오르겠지?' 같은 예측이 나오게 된다. -실제로 과거주가와 미래주가의 상관관계는 단기적으로는 -, 장기적으로는 +의 관계를 보인다고 한다-

내가 공부하고 있는 금융공학에 의존하여 투자를 하려면 세상이 혼돈에 빠져 있어야할 것 같다.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 없이 랜덤하게 움직이는 분자 운동처럼, 금융시장참여자들도 서로에게 신경 끊고 묵묵히 자기 소신껏 움직여야 모델이 들어맞으려나 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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